아이는 인라인스케이트를 가지고 싶어 했다.

백 원이 생기건 천 원이 생기건

복주머니에 넣으면서 흐뭇해했다.


어느 날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아빠가

늦잠을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이는 아빠 지갑을 꺼내 베란다로 갔다.

문까지 닫고 쪼그려 앉아 아빠의 지갑을 살펴보고 있었다.

엄마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빨리 사고 싶어서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궁금한 걸 참다못해 "추운데 거기서 뭐하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자기 복주머니에서 2만 원을 꺼내더니

아빠의 지갑에 넣으면서 말했다.

"아빠 지갑에 천 원밖에 없어요.

그래서 아빠에게 2만원을 주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엄마는 왈칵 눈물이 났다.

아무리 현실에 찌들어도 그렇지 아이를 의심하다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어미 돼지는 새끼 돼지에게

먹이를 주고 추위도 막아준다.

새끼 돼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새끼 돼지에게

먹이를 주고 추위도 막아준다.

그러나 돼지를 사랑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돈을 벌고 잡아먹기 위함이다.


똑같은 행동도 그 속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을 가져온다.

지갑에서 돈을 빼가려는 마음도 있고

지갑에 돈을 채워주려는 마음도 있다.

겉을 보지 말고 속을 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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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비세스 왕의 재판




사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산 사람의 껍데기를 벗기는

생피박리형(生皮剝離刑)이 가장 가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캄비세스 왕은 기원전 6세기에 재위한

고대 페르시아제국의 전제 군주였는데

당시의 재판관이었던 시삼네스가 돈을 받고 잘못된 판결을 하자

왕은 그의 살가죽을 벗겨 재판관 의자에 깔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이 의자에 앉을 새 재판관으로

시삼네스의 아들은 오타네스를 임명했다.


벨기에의 브뤼헤 시의회에서

네덜란드의 화가 헤라르트 다비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시의회는 법정으로도 사용되는 곳이었다.

1498년 다비트는 '캄비세스 왕의 재판'을 그려주었다.

그림 속에는 네 명의 사형 집행인이 냉혹하리만치 침착하게

시삼네스의 팔과 다리, 가슴의 살가죽을 칼로 도려나고 있다.

처형대 주위에는 동료 재판관과 관리들이 둘러서 있고

아버지의 가죽을 깔고 앉아 있는

오타네스의 모습도 그려넣었다.

이를 보고도 뇌물을 먹을 공작자가 과연 있을 수 있었을까?


'감수자도(監守自盜)'라는 말이 있다.

'감독해야 할 자가 오히려 도둑질을 한다.'는 뜻이다.

조선시대에는 감독자의 죄를 더욱 엄하게 물었다.

이마를 파서 먹물로 죄를 새기고

부패 관리의 죄상을 적은 장오인녹안(贓汚人錄案)에도 올려

본인은 물론 자식들까지 벼슬길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

공직자가 뇌물을 받으면 아예 패가망신하도록 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공직자들의 뇌물, 투기, 탈세, 표절, 위장 전입,

병역 기피, 이중 국적 같은 부도덕함에 무감각해지고 있다.

공직자들의 청렴은 매우 중요하다.

공직자가 부패하면 나라가 무너지고

백성들이 기댈 곳이 없어지게 된다.

부패가 스며들 여지가 있는 모든 공공기관에

'캄비세스 왕의 재판'을 걸어두어야 한다.

공직자의 부패를 단호하고 엄정하게 저단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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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도




섭씨 1도의 물과 99도의 물은 모두 액체이며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99도의 물과 100도의 물은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된다.

액체의 물이 기체의 수증기로 변한다.

99도의 물로는 증기기관차를 조금도 움직일 수 없지만

100도의 물로는 움직일 수 있다.


99도까지는 안주이며 100도가 될 때 비로소 성공이 주어진다.

그러나 100도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99도까지의 고단한 노력이 있어야 100도가 될 수 있다.

99도에서 쉬면 10도나 20도와 다를 바가 없다.

마지막 1도가 성패를 가른다.


일본에서 경영의 귀재로 존경받는 혼다 소이치로는

"나의 성공은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성과다."라고 하면서

실패를 장려했다.

"사람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절대로 넘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하기 위해 일어서서 걷거나 뜀박질할 때

돌부리에 차여 넘어지거나

가로수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나 설령 머리에 혹이 나고 무릎이 까이는 한이 있더라도

앉아 있거나 누워서 뒹구는 것보다는 휠신 낫다.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혼다는 매년 '실패 왕'을 뽑아

100만엔의 격려금을 주고 있다.


무슨 일이건 시작을 했으면

포기하기 전에 99번의 실패가 있었는지 반문해보아야 한다.

10도나 20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만한다면

영원히 100도에 다다를 수 없다.

99도까지의 인고 없이 100도는 주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1도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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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체




노나라 재상 공의휴는 물고기를 매우 좋아했다.

많은 가람들이 그에게 물고기를 바쳤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누군가 궁금해서 물었다.

"왜 물고기를 받지 않습니까?" 그가 답했다.

"내가 물고기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만약 물고기를 받는다면

신세진 것을 갚으려 법을 어길 수 있다.

그러면 재상 자리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고

아무도 물고기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또 녹봉도 없어져 내 힘으로는 물고기를 사 먹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물고기를 받지 않는다면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내 녹봉으로

좋아하는 물고기를 마음껏 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겉모습은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남에게 의지하는 삶은 구차하고 초라하다.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 개척해가는 삶이라야 힘차고 빛난다.

크고 화려해도 반사테가 된다면

껍데기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작더라도 강력한 발광체가 되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스스로의 빛으로 주변을 밝혀주아야 한다.

어둠이 오고 사회가 탁해지면

반사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발광체는 그 빛이 더욱 밝고 아름다위진다.

발광체는 희망이다.

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밝히는 희망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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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애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도둑질하는 죄가 나쁜가요? 험담하는 죄가 나쁜가요?"

엄마가 "둘 다 나쁘지만 도둑질이 더 나쁘겠지."라고 하자

어린애가 말했다.

"아녜요, 암마. 험담이 더 나빠요.

왜냐하면 도둑질은 그 물건을 다시 돌려줄 수 있지만

험담은 한번 하고 나면 다시는 그 말을 하지 않았던 상태로

되돌려놓을 수가 없어요."

 

예부터 선현들은 혀를 화살에 비유해왔다.

"왜 다른 무기, 예를 들면 칼 같은 것에 비유를 하지 않고

굳이 화살에 비유했는가?"라고 묻자

"누가 제 친구를 죽이려고 칼을 뽑았다가도

그 친구가 빌며 용서를 구하면 화가 누그러져

그 칼을 도로 집어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쏜 화살은

아무리 나중에 후회를 한다 해도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칼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만

혀에 베인 상처는 영원히 아물지 않는다.

험담과 악성 댓글은 한 사람의 삶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

모든 만남이 상생의 만남이어야지

아물지 않는 상처를 주는 만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물은 단물과 쓴물을 함께 낼 수 없는데

혀는 복도 내고 독도 낼 수 있다.

좋은 생각, 아름다운 말로 복을 내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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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페르시아 황제 코스로스가 신하들을 불러놓고 물었다.

"내가 좋은 황제인지 아닌지 솔직히 말하면 많은 보석을 주겠다."

신사들은 황제 앞에서 온갖 아첨을 다 떨었다.

엘림의 차례가 되자 그는

"진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라며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황제가 "아무것도 주지 않을 테니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자

엘림은 "전쟁은 많은 예산을 낭비해

백성들이 세금으로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다.

 

코스로스 황제는 깊이 숙고한 후 신하들에게는 보석을 나누어주고

엘림은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다음 날 신하들이 황제를 알현하며 말했다.

"폐하께 보석을 판 상인을 교수대에 매달아야 합니다.

우리가 받은 보석들은 모두 가짜였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당연하다는 긋 답했다.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대들이 내게 한 말 또한 다 가짜였지 않은가."

 

푸른 잎을 검다고 아무리 감언이설로 꾀어도 잎은 검어지지 않는다.

어떤 화려한 거짓도 볼품없는 진실을 이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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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퇴원시켜도 좋을지 애매할 경우

테스트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의사가 환자의 방에 있는 수도꼭지를 틀어놓는다.

물이 흘러서 바닥에 고이게 되면

환자에게 걸레를 주고 물을 닦으라고 시킨다.

이때 바닥만 부지런히 닦는 환자는 치료를 더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도꼭지를 잠근 후에

바닥의 물을 닦는 환자는 퇴원해도 된다.

 

나타난 현상보다는 그 원인 파악이 더 중요하다.

근본이 단단하고 희망이 있으면

눈앞의 일이 잘되거나 못된다고 기뻐하거나 슬퍼할 필요가 없다.

당장 화려한 꽃을 가진 나무보다는

볼품은 없더라도 뿌리가 건강한 나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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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새

 

 

더운 적도의 새는 세상은 다 덥다고 확신한다.

어릴 때부터 익숙했고 늘 접하던 환경이라

추위가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 한다.

그래서 적도의 새는 추운 북극의 새를 보고 털이 많다고 비웃는다.

획일화된 편견은 이렇듯 위험하다.

 

하루살이는 밤을 모르고 매미는 겨울을 모른다.

하루살이나 매미는 평생을 공부해도 밤과 겨울을 알 수가 없다.

 

잘난 듯 보이는 사람의 지식도 알고 보면

하루살이나 매미와 다를 바 없다.

IT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도 외과수술은 할 수가 없다.

토목공사의 달인도 비행기는 만들 수가 없다.

많이 배웠다고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려 해서는 아니 된다.

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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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진나라 문공은 약속을 매우 중시했던 인물이다.

위나라의 원이라는 곳을 공격하기로 했을 때

문공은 대부들에게 10일 안에 성을 함락시킬 터이니

10일치 식량만 준비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열흘이 지나도록 함락시키지 못하자

문공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군을 명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안타깝게 말했다.

"원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흘 내에 함락시킬 수 있으니 명을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문공은 단호했다.

"나는 대부들과 10일의 기한을 약속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원'을 못 얻더라도 '신의'를 잃지는 않겠다."

 

이 말을 전해들은 위나라 사람들은

"문공처럼 신의가 있는 군주라면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오히려 스스로 성문을 열어젖히고 문공에게 항복을 했다.

 

약속은 세상을 살아가는 첫걸음이다.

크게 성공하고 싶다면 돈 쌓는 법을 배우지 말고

신뢰 쌓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삶의 최고 자산은 돈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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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불립 無信不立

 

 

자공이 정치의 요체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식량(足食), 군대(足兵), 그리고 백성들의 신뢰(民信之)이다."

라고 답했다.

 

자공이 만약 이 세 가지 중에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느냐고 묻자 공자는

"군대를 버리라(去兵)."고 했다.

 

군대가 없어도 백성들이 신뢰로 뭉치고

물질적으로 풍족하기만 하다면

나라는 어떻게든 꾸려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나머지 두 가지 중에서 또 하나를 버려야만 한다면

이번에는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고 다시금 묻자 공자는

"식량을 버리라(去食)."고 했다.

 

"예부터 굶어 죽는 일을 겪은 나라가 많았지만

백성들이 굳은 믿음으로 뭉쳤을 때는

그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했다.

그러나 풍요로울 적에도 백성들이 서로 헐뜯고 신뢰하지 않는 나라는

바로 설 수가 없었다(無信不立)."고 했다.

 

불신과 이간질만 난무한다면 아무리 강한 군대도

금세 무너지고 경제도 결국은 파탄 나게끔 되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어떤 것도 바로 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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