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말

 

 

2500년 전 인도 기로국(棄老國)에는

예순 살 넘은 노인을 버려야 하는 엄한 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어떤 대신이 예순이 넘은 노모를 꽃구경 가자고 산에 지고 갔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노모는 꽃은 보지 않고 솔가지만 꺾어서 떨어뜨리고 있었다.

"왜 꽃구경을 하지 않느냐?"고 아들이 묻자

"네가 혼자 내려갈 때 길을 잃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그런다."고 하셨다.

 

효심이 깊었던 아들은 자신의 죽음은 생각하지 않고

자식 걱정만 하는 노모의 사랑에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국법을 어기기로 결심하고

다시 노모를 모시고 와 봉양을 했다.

 

어느 날 인근 강대국 왕이 침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똑같이 생긴 말 두 마리를 보내 어미와 새끼를 구별하라고 했다.

모든 대신들이 골머리를 앓았으나 해결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아들의 고민을 노모가 말했다.

"말을 굶긴 다음 여물을 주어라.

어미 말은 반드시 새끼 말에게 양보할 것이다.

여물을 먼저 먹는 놈이 새끼다."

그 후 위기를 넘긴 기로국 왕은

노인을 버리는 국법을 폐지했다고 한다.

 

자신의 죽음보다

자신을 버리려는 자식조차도 먼저 걱정해주시는 분이 부모님이다.

말 못 하는 짐승조차도

자신은 굶고 새끼를 먼저 챙겨주는 것이 어미의 마음이다.

바쁘고 고되어도 부모님의 사랑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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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이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없다.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유해한 진딧물도

무당벌레의 관점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사람은 자신을 중심으로 호불호(好不好)를 따지려 하나

세상의 큰 눈으로 본다면 모두 다 그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다.

 

시련도 그렇다.

일상생활에는 유해해 보이지만 삶의 향기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웃음도 눈물도 삶에 필요 없는 것은 없다.

굽은 나무는 대궐을 짓는 재목으로는 쓸모가 없지만

노인들 지팡이로는 꼭 필요하다.

 

자신이 세상에 쓸모없다거나

자신의 삶만 기구하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굽은 나무도 기동이 되려는 꿈만 버리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지팡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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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80세 노인이 중국에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친구들은 좀 더 젊을 때 배웠어야지

도대체 그 나이에 무슨 주책이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그 노인이 말했다.

 

"내게 남아 있는 날 가운데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한번 흘러간 물에는 두 번 다시 발을 담글 수 없다.

맑고 따뜻했건 차고 지저분했건

한번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도 물과 같아 들거운 시간이건 시련의 시간이건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과거를 자랑하거나 후회하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일 뿐이다.

"젊은 날 무엇을 했어야 했는데···." 하고 아쉬워할 시간에

지금 소중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가장 젊은 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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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아프리카는 '악마의 풀'이라 불리는 스트라이가 떄문에

옥수수가 자랄 수 없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과 인도,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백여 년간에 걸쳐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방제법을 개발했지만 실패했다.

모든 연구단체들이 스트라이가는 방제가 불가능할 잡초라며

손을 들고 떠나버렸다.

 

포기될 뼌한 그 땅에서

김순권 박사는 기적처럼 살아남는 옥수수 품종들을 찾아냈다.

다른 연구진들은 스트라이가를 100% 죽일 수 있는

강한 저항성을 가진 단인자 품종을 개발하고자 했다.

그럴수록 스트라이가는 전멸당하지 않기 위해

더 강한 변종유전자를 내게 되어 저항성이 강해졌다.

그러나 김 박사는 스트라이가에게 5% 정도 피해를 본

복합인자 품종을 육성했다.

스트라이가를 5% 정도 살려주고

옥수수를 95% 수확한다는

생태계 공생의 원리에 기초했던 것이다.

 

김 박사는 아프리카에서 가난한 이를 배불리 먹인 영웅으로 통한다.

원수에게도 양보하고 공존의 손길을 내밀 수 있어야

기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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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침교琮琛橋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

멀리 보고 미리 염려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기에 근심이 생기게 된다.

 

성종은 연산군의 생모였던 윤비를

투기가 심하고 포악스럼다고 하여 폐비시키고자 했다.

의금부도사였던 허종(許琮)과 형방승지였던 동생 허침(許琛)은

중산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현숙한 누님이 두 동생들에게 말했다.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는 사람이

주인 부부의 싸움에 휘말려 부인에게 가혹한 몹쓸 짓을 했을 때

부인의 아들이 가업을 잇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누님의 가르침에 크게 깨닫고

허종은 다리를 건너다 일부러 말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발을 다쳤다는 핑계로 화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두 형제의 임무를 우의정 이극균과 판서 이세좌 두 숙질이

대신 맡게 되었다.

 

그 후 세자였던 연산군이 즉위하자

생모의 폐위와 죽음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피바람의 대참극이 벌어지게 된다.

 

갑자사화로 허씨 임무를 대신했던 두 이씨는

모두 사형되었다.

그러나 누님의 기지로 두 형제들은 화를 모면하고

청백리로 보신을 할 수 있었다.

 

나중에 허종이 말에서 떨어졌던 그 돌다리를

두 형제의 이름을 때서 '종침교(琮琛橋)'라 불렀다.

지금은 서울 종로구 내자동 223번지에

서울시 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되어 표석에 세워져 있다.

 

권세가 영원할 줄 알고 당장의 권세를 믿고 우쭐거리는 것은

나중 큰 화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눈앞의 이권에 원칙과 신의를 저버린다면

나중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멀리 보고 대비하는 혜안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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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색채는 빛의 고통이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색채는

빛의 고통에 의해 이루어진다.

빛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색을 선물하기 위해

사물과 부딪히는 아픔을 감수한다.

매번 튕겨나갈 것을 알아도 부딪히고 또 부딪힌다.

산과 바다, 꽃과 나무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빛은 시련에 굴하지 않는다.

빛의 고통, 빛의 희생이 있기에

사물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할 수 있다.

 

빛의 고통은 어둠이 아니라 밝음이다.

빛은 고통스러워도 불평이나 원망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에 원색의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증오가 없기에 품격이 더욱 돋보이고

시련에 단련되었기에 색채가 더욱 눈부시다.

 

나는 삶에 어떻게 부딪히고 있고

또 어떠한 색채를 띠고 있는지 숙고해보아야 한다.

남들에게 미움의 색으로 다가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밀림의 짙은 푸름도 사막의 고운 모래 물결도

모두 빛의 고통이 만든 것이다.

고통을 통하지 아니하고는 우리의 삶도 아름다워질 수가 없다.

 

샤갈은 "우리 인생에서 의미를 주는 단 하나의 색은

사랑의 색깔이다."라고 했다.

고통 속에서도 사랑의 색채를 낼 수 있어야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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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향기

 

 

표범의 무늬는 사냥꾼을 불러들인다.

너무 아름답고 좋은 것은 오히려 불김함의 징조가 된다.

 

중국에서 하늘이 내린 명의로 통하던 편작은

그의 의술을 시기한 진나라 태의령승(의료담당 장관) 이혜가 보낸

자객의 칼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뛰어난 재주가 오히려 죽음을 부른 화근이 된 것이다.

 

코끼리는 이빨(象牙)이라는 보물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몸을 불태워 죽임을 당한다.

그러기에 자신의 잘남을 자랑할 것도, 남의 잘남을 부러워할 것도 없다.

 

모두가 장미라면 세상은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무슨 감흥이 있을 것인가?

백합이면 어떻고 안개꽃이면 어떤가.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진달래이어도 좋고 들국화이어도 좋다.

비오면 비 맞고 바람 불면 바람 맞으며

부딪히고 진군하는 민들레면 또 어떤가.

 

장미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나만의 빛깔, 나만의 향기로 제각각 빛날 때

세상은 밝고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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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역사가 짧은 항공사는 경험과 노하우의 부족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줄 수가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최신 항공기가 가장 많은 회사,

노후 항공기가 없는 안전한 회사'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 항공은 초기에 '새 비행기가 안전하다.'는

캠페인을 펼쳐 크게 효과를 보았다.

1등인 대한항공을 흉내 내며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시킨 것이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외국의 한 항공사는 '우리는 1등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기다리는 시간은 가장 짧다.'고 강조했다.

무리해서 1등 논쟁을 하기보다

1등이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 제각각 모두 다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불평하고 움츠러들 시간에

나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찾아내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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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지덕 貌比智德

 

 

외모보다는 지혜와 덕을 우선시해야 한다.

강감찬 장군을 어릴 적에 키도 작고 얼굴도 못생겨서

항상 동네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어머니가 다친 마음 상처를 다독이며 말씀하셨다.

"얼굴이 못생겼다고 못 할 일은 없다.

부끄럽고 창피한 것은 얼굴이 못생긴 것이 아니라 지혜와 깨우침이 모자란 것이다.

 외모를 다듬어서는 위업을 남길 수가 없다.

지혜와 덕을 쌓아야 모두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지혜와 덕을 쌓고자 노력했기에 강감찬은 훌륭한 장군이 될 수 있었다.

 

 

중국의 4대 추녀 중 으뜸은 무염 종리춘이다.

그러나 그녀는 제나라 선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국정 방향을 제시할 만큼 지혜로웠다.

 

폭정을 일삼던 선왕은 종이춘을 만난 후 달라졌고

마침내 종리춘을 왕후로 삼고 선정을 펼쳤다.

 

그녀는 무염군이라는 호칭을 받았으며

가장 못생겼지만 가장 현명한 여자로 역사에 남았다.

 

외모가 아니라 지혜와 덕이 삶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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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대한

중국의 양자강이 범람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강이 범람할 위기에 처하게 되면 보통은 둑을 보강하는 등

정면 대응하여 물을 강제로 가두려고 한다.

그러나 중장비를 동원하여 물을 막는 한계가 있다.

둑이 높아질수록 물살 또한 거세진다.

빠르게 불어나는 어마어마한 물들기를

사람의 힘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물이 넘펴도 피해가 적은 부분을 골라 둑을 터

그 물줄기를 다른 데로 돌려버리는 것이 좋다.

 

무엇이건 강제로 막기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1919년 1월 모든 술의 제조 판매를 금지하는

'금주법'이 발효되었다.

그러나 음주가 줄어들기보다는 밀매하는 마피아 조직과

불법행위를 눈감아주는 뇌물이 더 극성을 부렸고

결국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되었다.

경직된 법 적용으로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한다.

 

세상사 이치도 그렇다.

조그마한 빈틈도 용납하지 않으며

혼자 모든 것을 다 가져야 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일부 자기 것을 버리며

공존할 줄 아는 바보가 더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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