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새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던
신라시대 화가 솔거는 황룡사의 벽화 '노송도(老松圖)'로 유명하다.
얼마나 정교하게 잘 그렸던지
새들이 실제 소나무로 착각해 날아와서 부딪치곤 했다고 한다.
젊은 시절에는 바보 같은 새들이라며 무심코 넘겼던 일화가
지금은 문득 가슴을 때리곤 한다.
웃음이 하도 그럴듯해 진짜인 줄 알고 달려갔다가
비수 같은 한마디에 마음을 다쳐 상처받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드러난 진실과 감사를 진짜로 믿었다가
거짓과 위선에 깨어지고 우깨지며 바보새가 바로 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진짜보다 더 정교한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니
계속 바보새로 살아야겠지만 마음은 가볍다.
속이는 사람보다는 속는 사람이 더 복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