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수백만 년 전 지구에는

우기와 건기가 교대로 나타나는 전대미문의 기후 격변이 일어났다.

풀은 우기에 재빨리 자라 씨앗을 만들고

혹독한 건기에 땅속에 숨어 지내는 전략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나무는 물 한 방울 없는 건기를 견뎌내지 못했다.

그 결과 숲은 사라지고 초원이 늘어났다.

이렇게 환경이 바뀌자 숲 속에 살던 유인원들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숲은 먹을 것이 고갈돼갔으나

초원에는 초식동물 같은 먹이가 넘쳐났다.

그러나 이를 노리는 맹수 또한 모여들어 먹을 것은 많았지만 위험했다.

 

'사라지는 숲에서 한정된 먹이를 두고 생존경쟁을 벌일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초원으로 나갈 것인가?'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초원으로 갔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훌륭하게 살아남아 문명을 이루었고

숲에 안주했던 드리피오피테쿠스는 사라지고 말았다.

 

추운 겨울에 술을 마신 후 거리에서 동사(凍死)하는 사람들은

점점 움츠리다가 결국 얼어 죽는다.

춥다고 느낄 때 벌떡 일어서야 한다.

진화와 도태의 차이는 위기에서 결정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웅크리거나 안주하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위기는 과거부터 생존의 동반자였다.

도전과 결단만이 진화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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