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축록자 불견산(逐鹿者 不見山)

확금자 불견인(擴金者 不見山)'이다.

사슴을 쫒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하고

돈을 움켜쥐는 사람은 사람을 보지 못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과 즐거움에 안주하면

다른 값지고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말게 된다.

 

미국의 세븐레이크라는 큰 호수에는

매년 캐나다에서 많은 철새들이 날아온다.

계절이 바뀔 때쯤이면

철새들은 몸집이 비대해져 잘 날지도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는 데 익숙해져서

텃새처럼 그 자리에 눌러앉아

철새의 야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죄수들을 옭아매어 두는 곳만이 감옥이 아니다.

자유를 옭아매는 모든 것은 다 감옥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지나치게 집착하고

옭매인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새가 안락에 취해 비상을 포기하면

하늘을 날던 싱싱한 생명력과 빛나던 광채가 사라진다.

 

고인 물은 썩고, 흐르는 물은 바다에 다다른다.

편안한 안주를 꿈꾸지 말고

불안하고 두려워도 끊임없이 진군해가야 한다.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뼛속까지 비운다.

없음을 탓하지 말고 야성을 잃은 것을 탓해야 한다.

삶의 풍요를 결정하는 것은

안주할 수 있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야성을 잃지 않은 도전과 모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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