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入山
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깨달음의 대상이다.
산의 깊은 맛은 빨리 오르는 것에 있지 아니하다.
물소리, 새소리에 자신을 잊는 것이다.
모두 전쟁하듯 더 높이 오르려고만 한다.
그러나 정상에 도달했다고 산행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상은 가장 높은 정점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시작점이다.
그래서 선현들은 등산(登山)이라 하지 않고 입산(入山)이라 했다.
산에 든다는 것은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숨 가쁘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유람하듯 거니는 것이다.
산에 든다는 것은 흙이 되고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는 것이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세상과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