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정치

 

 

요김금이 스스로 정치를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암행순시를 했다.

한 노인이 길거리에 앉아 땅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日出而作), 해가 지면 쉬고(日入而息),

우물 파서 마시고(鑿井而飮), 밭을 갈아 먹으니(耕田而食),

임금의 권려거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帝力何有于我哉)."

이 노래를 들은 요임금은

"과연 태평성대다." 하며 크게 만족했다.

 

이 노래를 격양가(擊穰歌)라고 하는데

이는 백성들이 왕이 이름도 모르고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 느끼지도 못하는 정치가

가장 잘하는 정치라는 뜻으로 쓰인다.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정치보다

그 고마움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는 정치가

진실로 위대한 정치라는 것이다.

 

요즈음은 귀 닫고 살려 해도 눈에 보이고

눈 감으면 시끄럽게 들리는 것이 정치다.

부모와 자식을 갈라놓고

친구, 동료를 원수로 만들어놓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어니 때보다 시끄럽고 요란하지만

국민들은 생활고로 신음을 한다.

 

이(利)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義)를 추구하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상대를 향한 시끄러운 독설이 아니라

조용한 대안능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내 고향, 내 편, 여야를 떠나

합리적 의견을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악스러운 반복과 질시가

용서와 화해로 거듭나야 한다.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 향기를 묻힌다.

원망을 원망으로 묻힐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위대하고 아름답다.

감정과 원망이 맞부딪치는 소란이 아니라

공동선(共同善)을 향한 소리 없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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