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주사

 

 

부유한 집 자녀들은 고급 승용차로 학교를 다닌다.

가난한 집 자녀들은 걸어서 학교를 다닌다.

그러나 묘한 일이다.

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면 자동차를 탄 애들보다

걸어서 다닌 애들이 훨씬 더 건강하다.

가녀를 위한 것이 오히려 위하지 않은 것이 되었고

자녀를 위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위한 것이 되었다.

 

'귀생사지(貴生死地)

선섭생자(善攝生者) 이기무사지(以基無死地)'라는 말이 있다.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오히려 몸을 망치고 병들게 할 수 있다.

편안하고 따뜻하고 배부른 곳이 죽음의 땅이다.

귀하게 여길수록 몸은 더욱 나빠진다.

반면 절제를 잘하면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

 

요즈음은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만 추구하다 보니

조금만 고생이 되어도 견디지를 못한다.

그러나 '염소는 대추나무에 매어두더야 한다.'

'대추나무의 열매는 장대로 때려서 따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대추나무를 괴롭히거나 두들겨주면 나무가 긴장을 하고

종족 번식의 본능이 살아난다.

 

그래서 후손을 번식시키려고 필사적으로 열매를 많이 맺는다.

소나무도 척박한 환경에서 솔방울이 많이 달린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삶의 의지와

헤쳐나가는 힘은 더욱 강인해진다.

귀하면 오히려 향기가 없고

고난이 있을 적에 오히려 향기가 진해진다.

 

어릴 적보다 삶은 매우 윤택해졌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편하고 즐거웠던 시절보다

힘들고 어려웠던 추억이 더 오래 기억되고 그립다.

처한 환경이 어렵다고 탓할 필요가 없다.

어렵고 고생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게 하는 예방주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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