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어둠이 지나고 새날이 온 것을 알 수가 있겠느냐?"

 

제자들이 말했다.

"닭 울음소리를 듣곤 압니다."

"창문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 압니다."

"꽃과 나무가 그 형체를 드러내는 것을 보고 압니다."

 

스승은 모두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제자들이 스승님은 어떻게 아시느냐고 불만스럽게 물었다.

스승은 답했다.

"거리에 나갔을 때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형제로 보이면

그때 비로소 새날이 밝아온 것이다."

 

모두가 형제가 되는 날보다 더 큰 새날이 어디 있겠는가?

현대의 최고 불행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눈물이 없는 것이다.

태양 아래서도 헐뜯고 아귀다툼을 하는 한

세상은 캄캄한 어둠일 뿐이다.

 

닫힌 마음을 환하게 열고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되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의 아픔에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떄

비로소 세상은 밝게 빛나게 된다.

새날은 그렇게 온다.

'대숲은 바람을 잡지 않는다 - 황 태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자  (0) 2017.07.02
지조와 의리  (0) 2017.07.01
붉은 소변  (0) 2017.06.29
닉 부이치치  (0) 2017.06.28
불행과 축복  (0) 2017.06.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