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도자기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세상에 유익하게 쓰일 수 있다.

속을 다 메워버린 도자기는 단 한 방울의 찻물도 담을 수가 없다.

비어 있는 도자기라야 모든 물건을 다 담을 수 있다.

도자기의 이로움은 채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움에 있다.

 

그릇이 클수록 비움도 커진다.

사람의 몸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공간이 있어야 하고

그림도 여백의 미가 있어야 한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탐욕으로 가득 차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지만

비우면 온 우주를 담을 수 있다.

크게 비우는 사람만이 크게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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