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봄은 언제나 소리 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봄은 격력한 전투로써가 아니라 조용히 자신을 드러낸다.

잿빛 산하늘 푸름과 울긋불긋한 원색으로 바뀌고

우리들 마음에도 따사로움이 감돈다.

각자가 자신의 본래 모습, 원색을 드러내는

자유를 만끽한다.

상대를 흉보거나 헐뜯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감싸주며

조화와 균형으로 제자리를 지켜간다.

 

그래서 봄은 한 편의 교향악이다.

원색의 음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아름다운 소리와 거친 소리가 한데 어울려

극상의 음을 만들어낸다.

봄은 한 편의 시이기도 하다.

고운 말과 조잡한 말이 서로를 보완하고 감싸주며

지순한 영혼을 지켜간다.

또 자유로움과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 본래 색들의 다양성은

한 폭의 풍경화가 되기도 한다.

한 가지 색상으로는 봄의 아름다움을 만들 수 없다.

희고 붉고 푸른 것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해야

비로소 봄의 미가 완성될 수 있다.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서는 같이 싸우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천동성을 지지한다고 해서

지동설을 지지하는 사람을 화형시키자는 주장은

학문의 발전을 단절시키자는 주장과 마찬가지이다.

이념, 지역, 세대, 종교 등이 서로 다르더라도

경청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봄의 자유, 봄의 따사로움이 넘쳐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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